Home세상 읽기Jaguar의 시선 트럼프의 역습과 오바마의 해리스 구출작전

[4편] 트럼프의 역습과 오바마의 해리스 구출작전

버락 오바마의 귀환

미국 대선일까지 2주가량 남은 지난 10월 18일(현지 시각),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이 미국 애리조나(Arizona)주 투산(Tucson)시에 위치한 애리조나대 풋볼 잔디 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약 7000명의 청중은 일제히 핸드폰을 들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다. 그가 “Hello, Arizona”라고 외치자, 청중은 모두 손뼉을 쳤다.

오바마는 연설 다음 날로 예정된 애리조나와 콜로라도 팀의 풋볼 경기를 언급하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저는 이 자리에 풋볼 얘기하러 온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투표를 부탁하러 왔습니다”라며 애리조나 주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상원, 하원의원 후보들의 이름을 나열한 뒤 마지막으로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현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50분 가까이 왜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지 설명했다.

그는 해리스야말로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라진 미국인들을 단결시킬 수 있는 리더이며, 자녀를 가진 부모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해리스의 세금감면 정책은 1억 명에 달하는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를 “78세의 늙은 억만장자”라 칭하며, 미국을 트럼프의 지지자와 다른 사람들로 갈라치려는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트럼프의 연설은 “단어 샐러드”에 불과하다고 조롱하며, 트럼프가 자신의 연설 도중 청중 2명이 기절하자 행사를 중단하고 YMCA 노래를 틀며 춤을 춘 일을 비판했다.

오바마의 목소리에는 현직 대통령 시절처럼 확신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의 얼굴에서 피곤이 느껴졌고, 뭔가 모를 급한 마음도 읽혔다.

2024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미셸 오바마 / 출처 PBS NEWS

해리스 지원에 미적였던 오바마 부부

오바마는 현존하는 전직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높다. 그의 아내 미셸 오바마 역시 슈퍼스타급의 인기를 가졌다. 하지만 오바마 부부는 그동안 해리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활동을 펴진 않았다.

7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사퇴한 이후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은 즉각 해리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는 닷새간 침묵을 지켰다. 7월 26일이 되어서야 오바마 부부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오바마 부부는 SNS나 행사장에서 해리스를 지지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해리스의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그러나 10월 18일의 연설 후부터 오바마 부부는 적극적으로 해리스를 도울 예정이다.

10월 24일엔 해리스와 버락 오바마의 합동 연설이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이뤄지며, 10월 29일엔 해리스와 미셸 오바마의 합동 연설이 역시 조지아에서 펼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WSJ NEWS

트럼프 제국의 역습

오바마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들어 해리스의 상대방인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9월 10일의 양자 TV토론 이후 해리스는 대부분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섰다.

최근엔 트럼프가 해리스에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국민의 여론은 해리스 쪽에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별 여론조사를 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편 <미국 대선 양자토론 이후 3가지 시나리오>에서 언급했던 주요 경합주의 경우 해리스의 약우세에서 백중세 또는 트럼프의 약우세 경향으로 여론이 바뀌고 있다.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9월까지는 미세하게나마 해리스 부통령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9월 말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의 선거 전문 웹사이트 270towin에서 집계한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주 단위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월 28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3%포인트 앞섰다.

이날부터 10월 21일까지 발표된 21번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것은 8번, 해리스 부통령이 앞선 것은 총 9번이다.

추세상으로는 트럼프가 상승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다음으로 많은 선거인(16명)이 걸린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의 사정은 트럼프 쪽에 더욱 유리하다.

270towin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10월 들어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총 17차례의 여론조사가 있었다. 트럼프는 이 중 무려 12번의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였다.

이런 여론조사 추이대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편 <미국 대선 양자토론 이후 3가지 시나리오>의 3번 시나리오처럼 결국 트럼프는 선거인단 총원 538명 중 281명의 선거인을 확보하게 된다.

트럼프가 국민 투표에서 지더라도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결과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는 전문가들

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전문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거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맞춰 ‘족집게’로 통하는 미국의 정치 분석가인 네이트 실버(Nate Silver)의 선거 예측 사이트인 실버 불레틴(Silver Bulletin)은 10월 17일에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50.2%로 예측했다.

10월 20일에는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52%로 봤다.

10월 21일에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54%로 봤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와 함께 선거 예측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에 따르면 주요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뿐만 아니라 오바마가 직접 마이크를 잡은 애리조나에서도 트럼프가 이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대선 흐름을 매일 따라가지 않는 나로서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렇게 분위기가 변한 이유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음 편에 트럼프의 지지율이 급격히 오른 이유를 알아본다.

(다음 편에)

미국 대선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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