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많은 회사들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에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을 채택함에 따라 많은 근로자들은 어떤 퇴직연금 운용자를 이용해서 어떤 상품을 사야할까 고민에 빠지게 된다.
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하면 필자는 은행/보험사를 통해 상품을 가입하는 것보다 증권사를 통해 직접 ETF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매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퇴직연금으로 ETF 매매를 하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함에 앞서 먼저 퇴직연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퇴직연금(DC형)이란?
- 회사는 납입할 부담금(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이상)이 사전에 확정
- 근로자 개별 계좌에 부담금이 정기적으로 납입되면, 근로자가 책임지고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며, 근로자 본인의 추가 부담금 납입도 가능
확정기여형 퇴직급여(DC)는 매년 사용자(회사)가 정해진 부담금을 납입하면, 가입자(근로자)의 책임 하에 퇴직연금을 운용해야 한다. (손실 부담도 근로자에게 귀속)
퇴직연금사업자의 구성은?
- 은행
- 보험사
- 증권사
퇴직연금사업자는 은행/보험사/증권사로 구성이 되어 있다. 모든 퇴직연금사업자가 가입자의 위험 성향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나, 증권사의 경우 퇴직연금사업자가 운용하는 펀드 등의 상품에 가입하지 않고, 가입자가 ETF에 한해 직접적으로 매수⋅매도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수한 점이다.
요즘은 회사에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복수의 금융회사를 연금사업자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중 ETF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가 있으면 그곳으로 적립금을 이체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의 장점
-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 하는 펀드의 장점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음
- 직접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일반 펀드에서 징수하는 판매보수와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음
-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음(일반 펀드는 투자하거나 환매할 때 하루 이상 시간이 걸리나 ETF는 투자 혹은 환매하는 당일에 거래를 종결할 수 있음)
장기투자를 목표로 스스로 ETF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직접 매매하는 것을 좋아하는 적극적 투자자에게는 은행 또는 보험사보다는 증권사를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하고, 퇴직연금 계좌로 ETF 매매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외 ETF에도 투자할 수 있을까?
퇴직연금을 ETF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단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에만 투자할 수 있고,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는 투자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외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증시에도 S&P500, 나스닥, CSI 300과 같은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다양한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상장된 ETF라고 해서 퇴직연금 가입자가 모두 투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수 등락 폭의 2~3배만큼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나 지수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는 투자할 수 없다. 그리고 파생상품 위험평가액 비중이 40퍼센트를 초과하는 ETF에도 투자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금 선물이나 원유 선물 ETF가 여기 해당한다.
연금계좌로 ETF투자, 세금은?
ETF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으면 세금은 얼마나 내야 할까? ETF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크게 분배금과 매매차익으로 나뉜다. 분배금이란 ETF에서 발생한 주식 배당금과 채권 이자 등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것인데, 여기에는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된다. 국내주식 거래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해외주식이나 채권 매매차익에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퇴직연금에서 ETF에 투자할 때 과세 방법은 다르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해서 얻은 수익은 그것이 분배금이든 매매차익이든 퇴직할 때까지는 과세하지 않는다. 근로자는 퇴직할 때 회사가 불입한 부담금과 이를 운용해서 얻은 수익을 합쳐 퇴직급여로 수령하는데, 여기에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퇴직연금 계좌 적립금으로 전액(100%) ETF에 투자가능한 것일까?
아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적립금 중 많아야 70%까지만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혼합형 펀드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ETF도 펀드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특정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는 적립금 중 70%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다.
단 주식이 아닌 국채나 우량 회사채 지수를 따르는 채권 ETF의 경우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채권ETF에 적립금 중 30% 이상을 맡기고 나머지를 주식 ETF에 투자하면 적립금 전액으로 ETF에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