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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같이 사자” 미국 제안의 실체: 29조 원전 밸류체인과 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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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호,「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제안은 원전 스토리의 실마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2026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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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핵심 요약

  • 미국이 웨스팅하우스를 같이 사자고 한국에 제안했다. 정부는 부인했다.
  • 목적은 한국의 자본과 시공 능력이다.
  • 성사되면 한국의 AP1000 참여 범위가 시공에서 설계와 조달까지 넓어진다.

미국은 왜 한국에 웨스팅하우스를 함께 사자고 했을까

팀코리아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등이 함께 해외 원전 사업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부르는 이름이다.
출처: 허민호,「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제안은 원전 스토리의 실마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2026년 8월 25일

2026년 8월 24일, 한 건의 보도가 나왔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전력이 미국 정부로부터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자는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즉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 보도가 원전 산업 전체를 흔든 이유가 있다.

지분 인수라는 형식 자체보다, 그 제안이 성사될 경우 한국 원전 기업들이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웨스팅하우스가 어떤 회사인지부터 시작해, 지분 투자라는 카드가 왜 협상의 실마리가 되는지, 그리고 현실화되기까지 어떤 관문이 남아 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한다.

먼저 알아둘 용어가 몇 개 있다. AP1000은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한 대형 원자로 노형이고, APR1400과 APR1000은 한국이 자체 개발한 노형이다.

팀코리아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등이 함께 해외 원전 사업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부르는 이름이다.

이 세 단어만 알고 있으면 아래 내용을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다.

미국이 급한 이유는 시간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의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대형 원전을 거의 짓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설계 역량은 남아 있지만, 실제로 콘크리트를 붓고 배관을 깔고 공기를 맞춰 완공해내는 시공 능력은 오랜 공백 동안 크게 위축됐다.

반면 한국은 국내와 UAE에서 대형 원전을 연속으로 지어낸 경험이 축적돼 있다.

여기에 자금 문제가 겹친다. 원전 한 기를 짓는 데 들어가는 돈은 조 단위이고, 10기라면 수십조원이다.

미국이 원한 것은 결국 두 가지, 한국의 자본과 한국의 시공 능력이다.

웨스팅하우스 입장에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회사는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공개는 비상장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다.

상장이 성공하려면 시장에 “우리는 원전을 제때 지어낼 수 있는 회사”라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그 신뢰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줄 파트너가 필요한 것이다.

100억달러에서 300억달러 사이, 지분 구조는 이렇다

현재 웨스팅하우스의 주주는 두 곳이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51퍼센트, 캐나다 우라늄 기업 카메코가 49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에서 300억달러 사이로 거론된다. 범위가 세 배나 벌어져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 가격 협상 단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는 신호다.

투자 방식으로는 브룩필드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과, 기업공개 과정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안이 함께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으로는 2,000억달러 규모의 한미전략투자공사 활용이 검토되고 있으나, 실제 투입 규모와 확보할 지분율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이미 챙겨둔 몫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구조가 있다. 미국 정부는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이미 일정한 경제적 권리를 확보해두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누적 현금 배분액이 175억달러를 넘어설 경우, 그 초과분의 20퍼센트를 수취할 권리다. 현금 배분액이란 회사가 주주에게 배당이나 자본 환원 형태로 지급한 금액의 누적치를 말한다.

그리고 기업공개가 이뤄지면 이 권리는 워런트로 전환된다. 워런트는 정해진 조건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증서다.

전환 규모는 공모가치에서 175억달러를 뺀 금액의 20퍼센트에 해당하며, 만기는 5년이다.

이 구조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몫도 함께 커진다.

미국 정부가 이 회사의 성공적인 상장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뜻이며, 한국의 참여를 제안하는 배경에도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미국 원전에서 할 수 있는 일, 세 가지 시나리오

팀코리아가 미국 AP1000 건설에 참여할 때 맡을 수 있는 범위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여기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EPC라는 약어를 먼저 풀어두자. EPC는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을 통틀어 일괄로 책임지는 계약 방식이다.

설계만 하는 것과, 설계부터 자재 구매와 현장 시공까지 모두 책임지는 것은 매출 규모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난다.

시나리오 1

시나리오 1은 가장 좁은 범위다.

원자로 건물과 터빈 건물의 시공을 맡고, 보조기기에 대해서만 EPC를 담당한다. 건물은 짓되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설비의 설계와 조달 권한은 웨스팅하우스가 쥐는 구조다.

시나리오 2

시나리오 2는 EPC 범위가 터빈 건물까지 확대되는 경우다.

원자로 건물은 시공만 담당하되, 터빈 건물과 보조기기에 대해서는 설계와 기자재 조달까지 함께 가져간다. 원자로에서 나온 증기로 전기를 만드는 설비 일체가 여기에 포함되므로, 시나리오 1보다 관여 폭이 크게 넓어진다.

시나리오 3

시나리오 3은 가장 넓은 범위다. AP1000이 아니라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또는 APR1000을 미국 땅에 직접 건설하는 것이다. 남의 설계를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설계를 우리가 짓는 구조이므로, 산업적 의미는 앞의 둘과 차원이 다르다.

한국이 웨스팅하우스에 지분을 투자할 경우, 최소한 시나리오 2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지분이라는 카드가 협상 테이블에서 갖는 무게 때문이다.

지분 투자가 풀어낼 수 있는 두 가지 매듭

지분 투자의 조건으로 논의될 수 있는 항목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참여 영역의 확대다.

AP1000 터빈 건물에 대한 EP 권한, 즉 설계와 기자재 조달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원자로 용기와 증기발생기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로 기자재의 조달 권한도 함께 논의 대상이 된다.

조달 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시공비를 받는 것을 넘어 자재 공급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까지 확보한다는 의미다.

둘째는 지식재산권 문제의 해소다.

한국형 원전은 그 뿌리를 웨스팅하우스 기술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수력원자력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데 제약이 걸려 있었다.

지분 투자를 매개로 이 제한을 풀어낼 수 있다면, 이번 프로젝트 하나를 넘어 향후 한국 원전의 해외 진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웨스팅하우스가 이 조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AP1000을 짓든 한국형 원전을 짓든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가는 건설 이익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협상 여지를 만든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지을 때 웨스팅하우스가 받는 로열티는 1기당 1.75억달러다. 로열티는 기술을 빌려 쓰는 대가로 지급하는 사용료다.

이 금액은 AP1000의 1차 계통 설계에서 나오는 매출보다는 작지만, 로열티에는 비용이 거의 수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설계 매출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벌지만 로열티는 앉아서 받는 돈이다.

여기에 핵증기공급계통 관련 핵심 기자재 공급 규모는 어느 쪽이든 6.5억달러 수준으로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핵증기공급계통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로 증기를 만들어 터빈으로 보내는 설비 일체를 가리키며, 영문 약어인 NSSS로 표기되기도 한다. 원전에서 기술 난도와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영역이다.

가장 높은 벽은 규제다

여기까지가 협상의 논리라면, 이제부터는 현실의 제약이다.

2026년 7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외국인 소유 및 지배 제한 규정에 OECD 회원국에 대한 예외를 신설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미국의 원전 인허가를 담당하는 기관이고, 외국인 소유 및 지배 제한이란 원전이라는 전략 시설이 외국 자본의 통제 아래 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한국이 OECD 회원국이므로 이 예외 신설은 분명한 진전이다.

다만 예외가 생겼다는 것과 자동으로 통과된다는 것은 다르다. 건별 심사는 그대로 남아 있으며, 여기에 여러 겹의 관문이 추가된다.

시나리오 3처럼 한국전력이 미국 원전 프로젝트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경우, 프로젝트마다 두 가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나는 해당 투자가 미국의 공동방위와 안보에 해롭지 않다는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판정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사다. 외국 정부가 의결권의 49퍼센트 이상을 보유한 주체가 미국의 핵심 인프라에 투자할 때 적용되는 절차이며, 한국전력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분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심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원전 면허를 신청하는 발전사업자는 프로젝트별로 외국인 지배무력화계획 심사를 받아야 한다. 외국인 지배무력화계획은 외국 자본이 참여하더라도 실질적인 경영 통제권은 미국 측에 남아 있음을 입증하는 문서다.

결국 규제 측면에서 문은 열렸지만 그 문을 통과하는 절차는 프로젝트마다 개별적으로 반복된다.

현실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뜻이다.

AP1000 2기를 지으면 돈은 어디로 흐르나

한국이 미국 원전에서 할 수 있는 일, 세 가지 시나리오
출처: 허민호,「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제안은 원전 스토리의 실마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2026년 8월 25일

마지막으로 사업 규모를 숫자로 가늠해보자. 미국에 1,117메가와트급 AP1000 원전 2기를 건설한다고 가정하고, 킬로와트당 순공사비 9,285달러, 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총 순공사비는 약 29조원이다. 순공사비는 부지 매입비나 금융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건설에 투입되는 비용을 말한다.

시나리오 2가 실현될 경우 이 29조원이 어떻게 나뉘는지가 원전 밸류체인의 구조를 보여준다. EPC 총괄은 약 23.1조원으로 순공사비의 79.6퍼센트를 차지한다.

시나리오 1에서의 65.6퍼센트와 비교하면 참여 범위 확대가 곧바로 규모의 차이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원자로 용기와 증기발생기, 터빈과 발전기를 포함한 주기기 제조는 약 1.9조원으로 6.5퍼센트다. 주기기란 원전을 구성하는 설비 중 핵심이 되는 대형 기기를 말하며,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영역을 담당한다.

종합설계는 0.7조원에서 1.3조원 사이, 비중으로는 2.4퍼센트에서 4.8퍼센트로 추정된다. 종합설계는 원전 전체의 배치와 계통을 설계하는 작업이며 한전기술이 맡는 영역이다.

비중만 보면 설계 영역이 작아 보인다. 그러나 원가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설계 업무는 원가의 대부분이 인건비이고 설비 투자나 자재비 부담이 거의 없다. 매출이 늘어날 때 비용이 그만큼 따라 늘지 않으므로 이익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보다 빠르다. 이런 구조를 영업레버리지라고 부른다.

반대로 제조 영역은 자재비와 설비 가동이 함께 늘어나므로 매출 확대가 이익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이 글에서 기억할 것

정부가 부인한 보도이므로 확정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지분 투자라는 형식이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한국 원전 산업이 미국 시장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의 범위를 넓히는 협상 카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참여 영역이 시공에서 설계와 조달로 넓어질 때 사업 규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지식재산권 제약이 풀릴 때 향후 해외 진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핵심이다.

동시에 규제라는 벽이 프로젝트마다 개별적으로 서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방향이 열리는 것과 실제로 착공에 이르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 차가 존재한다.

용어 정리

용어 / 약어정의 및 설명
AP1000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설계한 1,117MW급 대형 가압경수로 노형
APR1400 / APR1000대한민국이 자체 개발한 대표 대형 원자로 노형
EPC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일괄로 수행하는 계약 방식
EP시공을 제외하고 설계(Engineering)와 기자재 조달(Procurement)까지만 담당하는 계약 범위
NSSS핵증기공급계통(Nuclear Steam Supply System). 원자로 열로 증기를 생산해 터빈에 공급하는 핵심 설비 일체
주기기원자로 용기, 증기발생기, 터빈, 발전기 등 원전 플랜트의 핵심 대형 기기
종합설계원전 전체의 배치, 구조, 계통 등을 총괄하여 설계하는 업무
순공사비부지 매입비와 금융비용을 제외한 실제 발전소 건설에 투입되는 순수 공사 비용
기업공개 (IPO)비상장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여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
워런트 (Warrant)정해진 조건과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증서
로열티 (Royalty)타인의 지식재산권, 원천기술, 특허 등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사용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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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IUS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국가 안보 관점에서 외국 자본의 핵심 인프라 투자를 심사하는 기구
NAP외국인 지배무력화계획(Negation Action Plan). 외자 유치 시에도 경영 통제권이 미국 측에 유지됨을 증명하는 문서
팀코리아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국내 설계·제작·시공 기업들이 원전 수출을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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